[딜사이트 최령 기자] 제넥신이 국내를 대표하는 표적단백질분해제(TPD) 개발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제시했다. 작년 하반기 이피디바이오테라퓨틱스(이피디바이오)와의 합병을 완료한 제넥신은 기존 파이프라인 상업화를 통해 매출기반을 확보하고 바이오프로탁 플랫폼을 활용한 TPD 개발로 신성장동력을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방침이다. 나아가 이 회사는 향후 2년 이내에 기술수출까지 달성하겠다는 목표점을 제시했다.

최재현 제넥신 연구개발(R&D) 총괄 부사장은 이달 22일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 제넥신 본사에서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보유 파이프라인 현황과 함께 중장기 사업계획을 밝혔다.

제넥신은 앞서 지난해 10월 이피디바이오와의 합병을 결정했다. 이피디바이오는 TPD 분야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프로탁(PROTAC)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바이오프로탁(bioPROTAC) 플랫폼 기술 'EPDegTM'을 보유한 기업이다. 합병 이후 이피디바이오의 창업자인 최 부사장이 제넥신에서 임상개발을 포함한 R&D를 총괄하게 됐다.

최 부사장은 "차세대 TPD 기술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 이피디바이오를 창업했지만 초기 스타트업으로서 동물실험·전임상·임상 단계로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았다"며 "제넥신 역시 기존 임상개발 과제를 진행 중이었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고 양사가 부족한 점을 상호보완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합병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번 합병 이후 이피디바이오는 제넥신의 전임상 및 임상 단계 노하우와 인력을 활용할 수 있게 됐고 제넥신은 바이오프로탁 기술과 우수 연구진을 확보함으로써 차세대 TPD 플랫폼과 초기 단계 연구 역량을 강화하는 시너지 차출이 기대되고 있다.

특히 제넥신은 바이오프로탁 플랫폼을 바탕으로 신약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바이오프로탁 기반 파이프라인으로는 ▲GX-BP1(SOX2 bioPROTAC) ▲GX-BP2(STAT3-bioPROTAC)가 있다. GX-BP1은 SOX2 단백질을 타깃하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STAT3를 타깃하는 GX-BP2는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그 중에서도 전임상 단계에 진입한 GX-BP1에 대한 기대가 크다. 최 부사장은 "기존의 프로탁으로는 SOX2 분해가 불가능했지만 당사의 바이오프로탁이라는 기술로는 분해가 가능하다는 게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라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아직 개발 초기단계지만 이러한 기술력 덕에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가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동물실험 결과를 공개하고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협력을 본격화할 것이며 이를 통해 전임상 단계에서 의미 있는 기술 수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 학회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4년까지 TPD개발기업들이 진행한 라이선스아웃 계약의 80%가 동물실험 단계였다. 제넥신도 이러한 시장 상황에 맞춰 1상 임상시험 전 단계에 기술수출을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최 부사장은 "올해 하반기 동물실험 결과를 공개하며 글로벌 제약사들과 협력을 본격화할 예정"이라며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전임상 단계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해 업프론트(계약금) 매출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회사는 다양한 임상 과제들을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한독과 공동 개발 중인 성장호르몬 과제 'GX-H9'는 중국에서 임상 신청을 마쳤으며 한국 등 다른 지역에서도 품목 허가를 추진 중이다. 제넥신은 이를 통해 향후 2~3년 내 의미 있는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최 부사장은 "제넥신은 바이오프로탁 플랫폼의 초기 선도기업으로 해당 기술의 성숙도를 계속해서 완성해 나가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바이오프로탁 기술을 중심으로 TPD 분야의 국내 대표기업이 되겠다"고 목표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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